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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해방감에 떠난 강릉여행…고3 친구들 `한밤의 비극`


수능을 마친 서울 대성고 학생 10명이 체험학습차 강원 강릉 경포 인근 펜션을 찾았다가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은 사고가 18일 발생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2분께 남학생 10명이 펜션에 쓰러져 있는 것을 업주가 발견해 신고했습니다. 


의식이 없는 7명은 고압산소치료가 가능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은 합동감식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 10명이 현장체험학습을 위해 강원도 강릉의 한 펜션에 합숙했다가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강원지방경찰청은 18일 오후 1시 12분께 강릉시 저동의 한 펜션에 머물던 서울 은평구 대성고 학생 10명이 거품을 물고 구토하며 쓰러져 있는 것을 펜션 주인이 확인해 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중 3명은 사망했으며 7명은 강릉아산병원, 동인병원 등 인근 병원에 옮겨졌으나 의식이 없는 상태입니다. 강원도에는 고농도 산소를 일정 시간 전달하는 고압산소치료 시설이 강릉아산병원, 원주세브란스병원 등 두 곳밖에 없어 일부 학생은 헬기를 이용해 원주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과 소방방재청 등 관계당국은 보일러 배관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펜션 주인과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건 현장에서 일산화탄소 농도가 높게 측정된 사실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펜션은 2013년 10월 단독주택으로 지어진 뒤 올해 7월 펜션으로 업종을 전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반 철골구조로 지어진 2층짜리 건물로 전체 5개 객실로 구성됐다. 피해자들은 이 건물 201호에 투숙했으며 이 방은 복층 구조였습니다. 


현재로서는 가스보일러가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취사시설은 전기로 작동하는 인덕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취사시설이 있지만 가스레인지가 아니라 인덕션"이라며 "난방은 가스보일러로 각 호실에 난방을 하는 개별 난방 시스템"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가스보일러를 사고 원인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극히 드물지만 LP가스의 보일러가 연소되면서 배출되는 일산화탄소가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역류되면서 실내로 들어왔을 가능성이 있다"며 "배관 청소 등을 제때 안 하면 배출구가 막히면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학생 10명은 대성고에 재학 중이며 수능을 치른 3학년 남학생들로 체험학습차 강릉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10명 모두가 같은 반은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10명 중 대다수가 2학년 때 같은 반이었어서 서로 친하게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성고 고3 학생들은 이번주가 현장학습 주간이어서 대부분 학교에 등교하지 않고 체험학습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은 2박 일정으로 전날 오후 4시께 펜션에 입실했다가 변을 당했다. 발견 당시 피해자들은 펜션 내 거실, 방 등 곳곳에 쓰러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펜션 주인에 따르면 18일 새벽 3시까지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렸으나 발견 당시 시설 점검차 왔다가 학생들이 쓰러진 걸 발견했다"며 "투숙 당시 학생 1명의 부모와 통화해 확인한 후 투숙했다"고 전했습니다. 


당초 일각에선 집단자살 가능성을 조심스레 제기했지만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번개탄은 없었으며 자살로 추정할 어떤 근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자살이나 타살일 가능성은 없으며 사고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이를 부인했습니다. 

이날 오후 5시께 소방방재청과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현장에 대한 합동 감식에 들어갔습니다. 


전문가들은 또다시 안전사고가 일어난 데 대해 가스 누출 가능성과 함께 대책 마련 필요성을 지적했습니다. 공 교수는 "현재 연 1~2회 가스 안전점검을 받도록 하고 있지만 미흡한 경우가 많다"며 "여건이 안 될 경우 펜션 주인이 자체 점검하고 제출한 보고서만을 토대로 우선 문제가 없다고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해당 펜션 사고에 대해 "지금 급하게 현장으로 가고 있으며 아직 자료를 확인하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